본 글은 15세 미만에게 대체로 권할 수 없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. 그러나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므로 15세 미만이 읽는 것은 개인의 선택에 맡긴다. 개인적으로 19세 미만의 접근을 막고는 싶지만 사실 그 정도로 선정적인 이야기를 할 예정은 아니므로 참도록 하겠다. 또 어떤 사람인지는 상관 없이 약간 불쾌할 수 있는 내용이 섞여 있음을 미리 밝힌다.
필자가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비성애자(무성애자; asexual)들은 성적 매력(성적 끌림; sexual attraction)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. 실제로 이 설명이 모든 비성애자들에게 맞는 표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"someone who does not experience sexual attraction"[1]이란 비성애자의 정의를 가장 간단히 번역한 것이다.
저번에 필자가 본 한 블로그 글에는 비성애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글이 있었다. 사실 필자는 그 글을 읽고 불쾌했다. 비성애(무성애; asexuality)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쓴 글임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불쾌한 것은 불쾌한 것이다. 부정적인 의도로 언급하였으므로 굳이 링크를 걸지는 않겠다.
몇 년 전 필자는 <아가씨를 부탁해>라는 드라마를 보았다. 그리고 필자는 어느 한 장면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.[2] 왜 했는지 이해는 못하겠지만 키스를 한 것도 알겠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겉옷을 벗긴 것도 알겠는데 왜 다음 화의 시작은 침대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.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당연히 알 수 있었다.
필자는 두 남녀 주인공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. 키스, 포옹 등이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. 하지만 왜 하필이면 사랑이 성관계로 연결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. 한 성애자(유성애자; allosexual)는 필자에게 "그건 이해하는 게 아냐. 당연히 이루어지는 거지."라고 하였지만 그것마저 필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. 그저 "그렇구나" 할 뿐이었다.
필자는 먼저 언급한 블로그 글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. "일단 이 영상을 보십시오. 당신은 이 영상에서 그 두 사람이 왜 성관계를 가졌는지 알 수 있습니까?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. 당신이 우리를 이해할 수 없듯 우리도 성애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. 그냥 이런 게 있는 줄 아십시오." [3]
성애자나 비성애자나 서로를 이해하기는 어렵다. 단지 비성애자는 많은 성애자들 사이에서 살고 있기에 성애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. 다시 성적 매력 이야기로 돌아와서 비성애자가 어떤 사람의 성적 매력이 어떤 부분인지 짚을 수 있는 것은 학습의 결과이다. 그들이 직접 성적 매력을 느껴서 아는 것이 아니다. (필자는 이 점을 감안하여 "성적 매력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는"다고 표현하였다.) 필자가 중학교 때 미취학 아동들이 친구에게 뽀뽀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이랑 아주 흡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.
참고
[1] AVEN General FAQ http://www.asexuality.org/home/general.html#def
[2] 실제 그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다. 보고 싶은 독자는 링크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. 필요한 부분에서 시작하도록 하였다. http://youtu.be/IrhX85ZBmOo?t=1m43s
[3] 그냥 이런 게 있는 줄 알라는 말은 보가트의 책에서 따왔다. 임옥희 역(2013), 무성애를 말하다, 서울:레디셋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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